한 순간도 버릴 것이 없는 값진 경험

지난 학기(2011년 가을)에 제1기 정보사회학 Scholar로 선정되어
미국에 어학연수 겸 인턴쉽을 다녀온 학생들의 후기를 싣습니다. 먼저 원은란 학생의 글입니다.
참, 고생을 많이 하고 왔군요. 젊은이기 때문에 가능한 도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설명: 인천공항부터 워싱턴 댈러스 공항까지 데려다 줄 비행기)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스스로에게 편지를 썼었습니다. 해외 연수를 시작하면서 어떻게 어떻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었는데 스스로와의 약속을 적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출발하여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올려다보았던 하늘도 생생합니다.

이번 해외 연수는 한 순간도 버릴 것이 없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즐거웠던 공부, 너무나도 멋지고 좋은 사람들, 힘들었지만 꼭 필요했던 시간, 돌아오기 전 했던 여행까지. 지금부터 그 이야기들을 하려고 합니다.


(설명: 워싱턴내셔널파크에서 우리학교 과잠바를 입고 화이팅)

행복한 학생.

영어 공부를 하게 된 곳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어학 코스를 보유한 노던 버지니아 커뮤니티 컬리지(Northern Virginia Community College)였습니다. 일 분 일 초  즐겁지 않은 순간이 없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럽부터 아프리카, 아시아의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다보니 모든 것이 흥미진진했습니다. 성적과 관계없이 매 순간이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마치 모든 기억을 가지고 다시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설명: 매일 함께 셔틀버스를 타던^^ 자칭 셔틀메이트! Adeen, Perry 와 함께)


(설명: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팀 게임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부끄럽지만, 사실 처음에 저는 열등생이었습니다. 학기 초에 반 학생들이 제 수준에 맞는 레벨에 적절하게 들어온 것인지 살펴보는 기간이 있는데, 혹시 선생님이 저를 낮은 반으로 내려보낼까봐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설명: 조금씩 조금씩 성장했던 점수 변화 그래프)

글로 보면 쉬운 기사도 라디오로 들으면 잘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몇 번이나 분명하게 ‘coffee’ 라고 말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하는 맥도날드 점원. 게다가 샌드위치 가게는 왜 이렇게 복잡한 걸까요. 처음 갔을 때는 아예 주문을 포기하고 돌아나왔습니다. 첫 Writing에서는 다 쓰지도 못하고 시간에 쫓겨 그냥 제출해야 했습니다. 사실 너무 속이 상해서 한 번은 운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모든 상황들까지도 너무 재밌었습니다.

행복했던 저는 선생님이 한 명을 인터뷰해와라 하는 숙제를 내주면 세 명씩 해가고, 정답을 몰라도 선생님 질문에는 일단 손 들고 대답해보고, 지나가다가 아무한테나 말을 걸어보고, 걸어가면서도 아무렇게나 말해보고. 몇 번 창피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성적도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팀 퀴즈에서 우승도 하고, 그렇게 못하던 Writing에서는 2등을 해서 새로운 교재를 선물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비록 똑똑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과 끝을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성장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학생이었습니다.

(참고) 획득한 수료증 (Certificate of Completion)

– Speaking and Listening (10.5 CEUs)
– Reading and Writing (10.5 CEUs)
– Pronunciation and Speech (14.0 CEUs)

내가 만난 사람들.

어딜가나 사람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소중한 우정도 제가 얻은 아주 값진 것들 중에 하나입니다. 이 사람들을 통해 미국의 문화와 생활을 더 배울 수 있었고 때때로 외롭고 가족이 그리울 때, 마음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 중 몇 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설명: 학교 카페에서 친구 Hannah 와 함께 즐거운 시간)

학교에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가 있었습니다. 학교가 있는 지역의 주변 안내부터 시작해서 매주 미국인의 집에서 Conversation Meeting을 열고, 야구장 소풍, 스케이트장, 미식축구 관람, Potluck 등 여러가지 이벤트를 통해 외국인 학생들이 미국 문화를 접하고 배울 수 있게 해주는 동아리였습니다. Hannah는 그 곳의 리더였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Hannah와 많이 가까워지고 친해졌습니다. Hannah는 미술을 전공했는데 마음이 참 따뜻하고 재미있는 친구여서 만날 때면 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친구와 많은 것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명: 매주 화요일 함께 퀼팅과 티타임을 함께 가졌던 The Quilters 멤버들)

주말에는 미국인 교회에 다녔는데 그 교회에는 평일에도 참여할 수 있는 여러가지 활동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화요일 아침마다 조각 천을 재봉틀로 꿰메어 여러 소품을 만드는 ‘퀼팅’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곳에는 할머니, 아주머니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이와는 상관없이 늘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따뜻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생일이나 명절에  혹시 혼자서 외롭게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항상 걱정해주고 가족처럼 챙겨주었습니다. 아직도 퀼팅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이 분들 덕분에 멋진 취미도 생기고 외롭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잊지 않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기로 했으니 마음도 무척 든든합니다. 모두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과 수업의 멘토링을 통해 미국에 계신 멘토 분을 뵙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처음 만나는 것이었지만 그 동안 온라인에서 교류했던 것 덕분에 이미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굉장히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 집에 초대받아 사진으로만 보던 가족들을 만나고 그리웠던 따뜻한 집 밥을 먹었던 것들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불편한 것은 없는지 늘 걱정해주시고 언제나 환영이니 아무 때고 연락해도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항상 감사했습니다.

살던 집의 주인 아저씨는 이라크에 파병 나가있는 미군이었는데 출장으로 미국에 잠시 들어와계실 때에 저녁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정말 이야기를 재밌게 하셔서 저는 매일 학교가 끝나면 집에서 아저씨를 기다리곤 했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일본에서 식당을 하셨을 정도로 음식 솜씨가 좋으셔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또, 음악을 하는 이웃집 아저씨와 친해져서 집에 가서 노래를 하면서 놀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급성 장염에 걸려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얼른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신 적도 있습니다.

미국에 있지 않아도 한국에서 늘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셨던 교수님과 선생님, 멘토님, 친구, 가족. 돌이켜보니 언제나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으며 지냈었고 모든 것들은 사람을 통해 배웠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게 멋진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은 정말로 큰 행운입니다.

값진 고통.

해외 연수 기간 중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인턴십입니다. 미 정부 조달 사업을 하는 한국 교포 중심의 한인기업인협회(KoBE)가 있는데 그 회원사 중 하나에서 인턴십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 일을 통해 정말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제안서를 작성하거나 주로 자료 리서치 등을 하였는데 처음에는 너무나도 잘하고 싶고 욕심이 나서 무리를 하다가 잘못을 많이 하였습니다. 칭찬받고 인정받기를 꿈꾸면서 시작했었는데 매일 혼나고 깨지면서 꽤 심각하게 제 자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설명: 인턴을 하던 회사에서 한 컷)

사실, 저는 늘 화려하고 거창한 것에 욕심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뭐든지 다 잘할 수 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과대포장하기도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 고집을 부리기도 합니다. 어리석게도 그것이 잘 통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었었나 봅니다. 사회는 학교와는 아주 달랐습니다. 내가 맡은 부분에서 겸손하게 배우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처음 다짐했던 것처럼 해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그만큼 많이 배웠습니다. 이번 인턴십은 제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늘 좋은 거울이 될 것입니다. 마냥 기쁘고 즐거울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때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말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참고) 인턴십 후기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문) http://bit.ly/xitMSD
(영문) http://bit.ly/zEuumR


(설명: 뉴욕의 브루클린 브릿지 야경을 보니 두근두근)


여행의 의미.

저는 한 번도 혼자서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니, 아예 여행 자체도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해외 연수를 준비하면서 귀국하기 전에 짧게라도 꼭 여행을 해보겠다고 계획했었습니다.

설레는 마음과 약간의 걱정으로 시작한 여행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제껏 여행은 제게 단순히 관광의 의미였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일차원적인 생각인지를 몸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설명: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힘차게 만~세)

약 일주일간 미 동부 해안을 따라 워싱턴 – 나이아가라 폭포 – 보스턴 – 뉴욕을 통해 다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습니다. 워싱턴은 가까워서 자주 갔었는데도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니 느낌이 어쩐지 새로웠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는 자연이 주는 장엄함 앞에 압도되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을 보았습니다. 그냥 바라만보고 있어도 속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보스턴에 갔을 때는 너무 추웠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MIT나 하버드 같은 학교들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것 저것 보면서 구경을 하는 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창 밖을 바라보는 것, 호텔에서 쉬면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역시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의 일부였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일행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제게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유와 침착하게 반성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습니다. 귀국 전 일주일간의 이 여행 덕분에 차분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시작.

이것은 저의 인생에 있어 너무나도 큰 사건이었습니다. 저에게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가 아닌 ‘앞으로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를 묻고 응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설명: 나이아가라에서 나를 반겨준 설레이던 모습의 무지개)

출발부터가 저에게는 기적같은 일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고, 모든 추억들에는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있었습니다. 고통스러웠던 시간은 오히려 더욱 값지고 소중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평생의 자산이 될 그 소중한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Pay back 하지말고, Pay forward 해라.”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신 격려와 응원을 먹고 무럭 무럭 자라서, 제가 받았던 것처럼 누군가가 또 받도록, 세상으로 다시 격려와 응원을 뿌릴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제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갑니다.

오늘도 화이팅!

한 순간도 버릴 것이 없는 값진 경험”에 대한 6개의 생각

  1. 비록 경험은 다르지만 마치 과거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저도 공부하는 동안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여행 한 번 제대로 못하다 마직막에 급하게 몇 군데 돌고 왔죠. 지금 생각하니 보는 것도 공부인데 너무 기숙사에서 책과 씨름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할려면 왜 유학을 갔어야 했는지 아쉬운 부분이죠. 지금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고 좀더 열심히 돌아댕기고, 만나고, 웃고, 떠들면서 살아야겠어요. ㅎ

    •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번 해외연수 경험은 앞으로 제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 같습니다. ^^ 부족한 글솜씨라 제가 느끼고 배운 것이 잘 표현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2. 아 많이 부럽습니다. 제가 새내기때부터 항상 나한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는데^^ 으흐흐흐 저도 살포시 꿈꿔봐야겠어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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